영화 속 음식, 장면 그대로 만들어 보기
- 개봉
- 재편집
- 러닝타임
- 7분
- 장면
- 9개
영화를 보다가 화면 속 음식이 너무 맛있어 보여 멈춰 본 적이 있을 겁니다. 다섯 편의 영화에서 요리 장면을 하나씩 골라, 집 부엌에서 재현할 수 있도록 장면 순서대로 다시 짰습니다. 화면 속 모습과 집에서 낼 수 있는 맛 사이에서 균형을 잡은 편집부의 재현 레시피입니다.
화면 속 요리를 고르는 기준
영화 속 요리는 촬영을 위해 만든 음식이라 실제로 먹기 위한 요리와 다를 때가 많습니다. 조명 아래에서 오래 버티도록 기름을 바르거나, 덜 익힌 채로 색만 낸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편집부는 재현할 장면을 고를 때 세 가지를 봅니다. 화면에 재료가 충분히 보이는지, 이야기 속에서 그 요리가 중요한 순간을 맡는지, 그리고 집에서 만들었을 때 실제로 맛있는지입니다.
다섯 편은 나라와 장르가 모두 다르게 골랐습니다. 프랑스 요리가 주인공인 애니메이션, 요리책을 따라가는 실화 바탕의 영화, 푸드트럭 여행기, 한국의 사계절 영화, 그리고 첩보 영화입니다. 장면은 짧게 설명하고 대사는 옮기지 않았습니다. 작품을 아직 보지 않은 사람을 위해 결말에 관한 내용도 넣지 않았습니다. 재현 레시피는 제작진이 공개한 공식 레시피가 아니라 편집부가 화면을 보고 다시 짠 것입니다.
「라따뚜이」, 콩피 비알디
요리하는 쥐가 주인공인 애니메이션 「라따뚜이」의 마지막 장면에는 깐깐한 음식 평론가를 단번에 무장 해제시키는 채소 요리가 나옵니다. 흔히 라타투이라고 부르지만, 화면 속 요리는 채소를 얇게 썰어 나선형으로 겹쳐 구운 콩피 비알디에 가깝습니다. 투박한 시골 스튜를 섬세한 접시로 바꾼 이 요리는 영화의 주제와도 닮았습니다.
- 준비
- 40분
- 굽기
- 2시간 30분
- 분량
- 4인분
- 난이도
- 보통
알레르기 재료 : 없음. 채소를 얇게 써는 장면에서 채칼을 쓴다면 손 보호구를 꼭 끼세요.
- 빨간 파프리카 2개
- 양파 1개, 마늘 2쪽
- 토마토 4개(소스용 2개, 겹치기용 2개)
- 가지 1개, 애호박 1개, 노란 주키니 1개
- 올리브유 45ml, 타임 몇 줄기
- 소금 4g, 후추 약간
- 00:00파프리카를 센 불이나 오븐 윗불에 겉이 검게 그을릴 때까지 굽고, 볼에 담아 랩을 씌워 10분 둔 뒤 껍질을 벗겨 잘게 썹니다.
- 00:15팬에 올리브유 절반을 두르고 다진 양파와 마늘을 볶다가, 다진 토마토 2개와 파프리카를 넣어 수분이 거의 없어질 때까지 10분 졸입니다. 이 소스를 오븐 그릇 바닥에 펴 바릅니다.
- 00:27가지, 애호박, 노란 주키니, 남은 토마토를 2mm 두께로 고르게 썹니다. 지름이 비슷한 채소를 고르면 겹쳤을 때 모양이 고릅니다.
- 00:37썬 채소를 색이 번갈아 나오도록 한 장씩 겹쳐 소스 위에 나선형으로 세워 담습니다. 남은 올리브유와 타임 잎, 소금, 후추를 뿌립니다.
- 00:42종이 호일을 그릇 크기로 잘라 채소 위에 덮고, 140도 오븐에서 2시간 굽습니다.
- 02:42종이 호일을 걷고 30분 더 구워 채소 가장자리에 살짝 색을 냅니다. 접시에 담을 때는 국자로 채소를 겹친 채 떠서 소스와 함께 올립니다.
다 구운 콩피 비알디는 하루 지나면 채소에서 나온 즙과 소스가 어우러져 맛이 더 좋아집니다. 차갑게 식혀 빵에 얹어 먹어도 됩니다. 낮은 온도로 오래 굽는 장면이 이 요리의 핵심입니다. 온도를 올려 시간을 줄이면 채소가 겹친 모양대로 익지 않고 가장자리만 타기 쉽습니다.
「줄리 & 줄리아」, 뵈프 부르기뇽
요리책 한 권의 레시피를 1년 동안 모두 만들어 보기로 한 블로거와, 그 요리책을 쓴 요리 연구가의 이야기가 겹쳐지는 영화입니다. 영화 속에서 가장 공들여 그려지는 요리가 소고기를 레드 와인에 오래 끓인 뵈프 부르기뇽입니다. 이 요리책의 저자였던 줄리아 차일드는 실제로 미국에 프랑스 가정식을 알린 인물로, 그녀가 텔레비전 방송을 찍던 부엌이 통째로 박물관에 옮겨졌을 정도입니다. 스미스소니언의 줄리아 차일드의 부엌 전시 소개를 보면 1,200개가 넘는 물건이 집에 있던 모습 그대로 재조립됐습니다.
- 소고기 목심이나 사태 1kg, 베이컨 150g
- 레드 와인 750ml, 소고기 육수 300ml
- 당근 1개, 양파 1개, 마늘 2쪽, 토마토 페이스트 15g, 밀가루 20g
- 작은 양파 12개, 양송이 250g, 버터 30g
- 00:00소고기를 큼직하게 썰어 키친타월로 물기를 닦습니다. 물기가 남아 있으면 겉면이 갈색으로 구워지지 않습니다.
- 00:10베이컨을 볶아 기름을 낸 뒤 꺼내고, 그 기름에 소고기를 여러 번 나눠 겉면을 진한 갈색으로 굽습니다.
- 00:30당근과 양파를 볶다가 밀가루와 토마토 페이스트를 넣어 섞고, 고기와 베이컨을 되돌린 뒤 와인과 육수를 붓습니다.
- 00:40뚜껑을 덮어 160도 오븐에서 3시간 익힙니다. 그동안 작은 양파와 양송이를 버터에 따로 구워 둡니다.
- 03:40고기가 포크로 쉽게 갈라지면 구운 양파와 양송이를 넣고 국물을 걸쭉하게 졸여 마무리합니다.
「아메리칸 셰프」, 쿠바 샌드위치
일류 식당을 그만둔 요리사가 푸드트럭을 몰고 아들과 함께 길을 떠나는 영화입니다. 트럭에서 쉬지 않고 구워 내는 쿠바 샌드위치는 영화 전체를 이끄는 음식입니다. 버터를 바른 빵을 철판에 눌러 굽는 소리와 치즈가 녹아내리는 장면이 영화의 분위기를 그대로 보여 줍니다.
집에서는 돼지 어깨살을 오렌지즙과 라임즙, 다진 마늘, 오레가노, 커민에 하룻밤 재운 뒤 170도 오븐에서 2시간쯤 구워 얇게 썹니다. 바게트처럼 길쭉한 빵을 갈라 노란 머스터드를 바르고, 구운 돼지고기와 햄, 스위스 치즈, 얇게 썬 오이 피클을 차례로 올립니다. 빵 겉면에 버터를 바르고 달군 팬에 올린 뒤 무거운 냄비로 눌러 양면을 3분씩 구우면 화면 속처럼 납작하고 바삭한 샌드위치가 됩니다.
「리틀 포레스트」, 겨울 배추전
도시 생활에 지친 주인공이 시골집으로 돌아와 계절마다 밭에서 거둔 재료로 밥상을 차리는 영화입니다. 화려한 요리 대신 제철 재료 하나를 오래 들여다보는 장면들이 이어지는데, 첫 겨울 장면의 배추전은 그 가운데 가장 소박하면서도 따라 하기 쉬운 음식입니다.
배추 속잎을 한 장씩 떼어 두꺼운 줄기 부분을 칼등으로 두드려 납작하게 폅니다. 밀가루와 찬물을 1대 1로 섞고 소금을 조금 넣어 묽은 반죽을 만들고, 배추잎을 반죽에 담갔다가 기름을 넉넉히 두른 팬에 펴서 중불로 앞뒤를 노릇하게 지집니다. 반죽은 배추가 비칠 만큼 얇게 입혀야 배추의 단맛이 살아납니다. 간장에 식초를 조금 섞은 양념장을 곁들이면 충분합니다.
「카지노 로얄」, 베스퍼 마티니
첩보 영화 「카지노 로얄」에서 주인공은 긴장된 포커 테이블 장면 한가운데에서 진과 보드카, 식전주를 섞은 마티니를 직접 주문하고, 나중에 이 칵테일에 한 인물의 이름을 붙입니다. 진 45ml, 보드카 15ml, 릴레 블랑 7.5ml를 얼음과 함께 흔들어 잔에 따르고 레몬 껍질을 띄우면 됩니다. 영화 속 식전주는 지금 생산되지 않아 릴레 블랑으로 대신하는데, 원래보다 쓴맛이 약하니 레몬 껍질을 잔 가장자리에 한 번 문질러 향을 더합니다. 이 칵테일은 이후 같은 이름으로 여러 바의 메뉴에 오르는 고전이 됐습니다. 술을 빼려면 토닉 워터 90ml에 백포도 주스 20ml와 레몬즙을 조금 섞으세요.
장면 재현 팁
- 그릇
- 화면 속 그릇과 색이나 모양이 비슷한 것을 고르면 같은 요리도 훨씬 그 장면처럼 보입니다. 콩피 비알디는 하얀 접시, 뵈프 부르기뇽은 무쇠 냄비가 어울립니다.
- 조명
- 창가의 자연광이 가장 좋습니다. 저녁에는 노란빛 조명 하나를 옆에서 비추면 영화 속 식탁 분위기가 납니다.
- 컷 나누기
- 만드는 과정을 사진이나 영상으로 남긴다면 재료, 손, 불, 완성 접시의 네 컷만 기억하세요.
- 함께 보기
- 요리를 내기 전에 그 장면을 함께 보면 같은 음식도 훨씬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재현한 요리를 사진으로 남길 때는 화면 속 구도를 흉내 내기보다, 그 장면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순간 하나를 골라 그 느낌을 살리는 편이 결과가 좋습니다. 장면을 컷 단위로 나누는 방법은 레시피 영상 콘티 짜는 법에서 자세히 다룹니다. 친구들과 같은 장면을 누가 더 비슷하게 재현하는지 겨뤄 보고 싶다면 집에서 여는 요리 대결의 장면 재현 라운드 규칙을 참고하세요.
다섯 편으로 차리는 영화의 밤
다섯 요리를 한 번에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영화 한 편을 고르고, 그 영화의 요리를 미리 만들어 두었다가 그 장면이 나올 때 함께 먹는 방식이 가장 즐겁습니다. 오래 걸리는 뵈프 부르기뇽과 콩피 비알디는 전날 만들어 두면 맛이 더 깊어지고, 쿠바 샌드위치와 배추전은 영화를 보기 직전에 굽는 편이 맛있습니다. 프랑스 요리의 바탕이 되는 소스와 반죽은 프랑스 가정식 기본기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술이 들어간 레시피와 영화 속 장면을 다룰 때의 주의 사항은 면책 고지에 함께 적어 두었습니다. 장면 레시피 상영관의 다른 글은 장면 레시피에서 볼 수 있습니다.
자주 받는 질문
채칼이 없으면 콩피 비알디를 만들 수 없나요?
칼로도 만들 수 있습니다. 채소를 반으로 갈라 평평한 면을 도마에 대고 썰면 얇고 고르게 썰기 쉽습니다. 두께가 조금 들쭉날쭉해도 오래 구우면 함께 부드러워집니다.
뵈프 부르기뇽에 와인 대신 쓸 수 있는 것이 있나요?
소고기 육수에 포도 주스를 조금 섞고 식초를 한 숟가락 넣으면 와인의 산미와 색을 비슷하게 낼 수 있습니다. 맛의 깊이는 조금 덜합니다.
쿠바 샌드위치를 누를 무거운 냄비가 없어요.
물을 채운 냄비나 무쇠 팬을 올려도 되고, 샌드위치 그릴이 있다면 그대로 쓰면 됩니다. 핵심은 빵을 납작하게 눌러 겉은 바삭하게, 속의 치즈는 녹게 만드는 것입니다.
영화 장면을 캡처해 함께 올려도 되나요?
영화 장면의 이미지는 작품의 권리자에게 권리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보는 것은 괜찮지만, 블로그나 SNS에 올릴 때는 직접 만든 요리 사진만 쓰는 편이 안전합니다.